posts/2026년 6월 15일.md

2026-06-15

2026년 6월 15일

6월 15일 일기, 교수님의 컴퓨터 수리 일화

  • 일상
  • 일기
  • 주저리

2026년 6월 15일


오늘은 아침부터 연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에 운동도 하고, 몸도 어느 정도 깨운 뒤에 출근했다. 나름대로 오늘은 집중해서 연구를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구실에 도착하자 예상하지 못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수님께서 자신의 노트북 PC가 이상하다며 고쳐달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단순히 배터리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겠거니 생각했다. 그래서 우선 충전을 충분히 시키고, 윈도우 자동 복구 화면을 확인했다. 비밀번호 인증만 남은 상태까지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이 정도면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다시 돌려드렸다.

그런데 문제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교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기를, 윈도우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면 화면이 까맣게 변하고, 커서와 작업관리자만 동작한다고 하셨다.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단순한 부팅 문제나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 윈도우 로그인 이후 GUI 셸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문제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거의 리버싱하듯이 원인을 역추적하기 시작했다. 우선 작업관리자에서 터미널을 실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경로를 이용해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다. 새로 만든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해보니 정상적으로 GUI가 뜨는 것을 확인했다. 이걸 보고 기존 사용자 계정의 설정이나 윈도우 로그온 과정, 특히 winlogonShell 설정 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백신 프로그램이나 금융 관련 인증서, 보안 모듈 같은 것들이 충돌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들이 윈도우 셸이나 로그인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련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삭제한 뒤 재부팅했다. 이 과정에서 V3 같은 관공서용 백신은 관리자 문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어서, 제한된 상황에서 우회 비슷한 처리를 하느라 더 머리가 아팠다.

그런데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정말 답답했다. 분명히 원인 후보를 하나씩 줄이고 있는데, 화면은 여전히 검게 변하고 커서와 작업관리자만 남아 있었다. 연구하러 온 날인데, 어느새 나는 윈도우 로그인 셸과 레지스트리, 보안 프로그램 사이에서 씨름하고 있었다.

그러다 엣지 브라우저 기록을 확인하던 중 ExplorerPatcher가 설치되어 있었던 흔적을 발견했다. 그 순간 퍼즐이 조금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ExplorerPatcher가 윈도우 업데이트와 충돌했고, 특히 패처가 업데이트되기 전에 윈도우가 먼저 업데이트되면서 로그인 이후 Explorer 셸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어떤 버전의 ExplorerPatcher가 설치되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시 레지스트리와 winlogon 쪽을 확인하고, 셸 실행 경로와 관련 설정들을 디버깅했다. 이후 다시 explorer.exe를 실행하니 일단 GUI가 정상적으로 올라왔다. 그때는 드디어 해결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ExplorerPatcher 내부에 자동 복구 기능 같은 것이 있는지, 재부팅하거나 특정 조건이 지나면 다시 원래 오류 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더 황당했던 건 임시로 만든 계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기존 사용자 프로필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임시 계정에서도 문제가 생기니 시스템 전역에서 뭔가 패치가 걸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DLL 무결성, 레지스트리 패치 지점, ExplorerPatcher가 시스템에 개입하는 부분까지 하나씩 역추적해야 했다.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 삭제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윈도우 셸이 어떻게 실행되고, 어떤 DLL과 레지스트리 값이 개입하고, 어떤 자동 복구 로직이 다시 문제를 되살리는지까지 확인해야 했다.

하루를 돌아보면 정말 머리가 아픈 날이었다. 나는 분명 연구를 하려고 아침 운동까지 하고 출근했는데, 정작 오전과 상당 시간을 교수님 노트북의 검은 화면, 작업관리자, 터미널, 레지스트리, DLL, ExplorerPatcher와 싸우는 데 써버렸다. 그래도 원인을 끝까지 추적해서 해결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는 다행이지만, 솔직히 중간에는 “내가 지금 연구자인가, 윈도우 복구 기사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오늘의 교훈은 하나다. 윈도우 업데이트와 셸 패처 계열 프로그램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특히 ExplorerPatcher처럼 시스템 UI에 깊게 개입하는 프로그램은 업데이트 타이밍이 어긋나면 생각보다 훨씬 귀찮은 문제를 만든다.

오늘은 연구를 위해 출근했지만, 실제로는 윈도우와 한판 승부를 벌인 날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원인을 찾아냈으니 다행이다. 다만 머리는 아직도 아프다. 내일은 제발 노트북 복구가 아니라 연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

GitHub 댓글